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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이은석의 개ㆍ소ㆍ리] 일광아이에스 Fireman CTF-01

소방관이 직접 쓰는 개인적인 소방장비 리뷰

경기 일산소방서 이은석 | 기사입력 2020/02/26 [16:52]

[소방관 이은석의 개ㆍ소ㆍ리] 일광아이에스 Fireman CTF-01

소방관이 직접 쓰는 개인적인 소방장비 리뷰

경기 일산소방서 이은석 | 입력 : 2020/02/26 [16:52]

무엇이든 처음 만나는 것은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아기 새가 알을 깨고 나와 처음 본 존재를 부모로 인식하듯

소방에 입문한 후 내 첫 소방장비가 된 이 장갑은

나에게 소방 조직에 대한 첫 이미지를 심어줬다.
최근에 임용된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 장갑에 대해

하나하나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간단한 스펙을 살펴보자.
◎ 100% 아라미드 소재
◎ 내부 3중 PTFE 필름 - 방수 및 화학물질 차단
◎ 손가락 부분 고무로 손가락 보호

 

디자인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검정 바탕에 주황색 고무 포인트.
어디 가서 “이거 소방장갑이에요”라고 하면

다들 끄덕일만한 교과서적인 디자인이다.
‘Simple is the Best’라고 했던가,
가능한 한 많은 이의 취향에 맞추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걸

아는 듯한 디자인이었다.

 

 

 

칭찬할만한 점


1. 준수한 내열성능
필자가 소방학교에서 실화재 훈련을 받을 때 내부온도가 300도 정도였는데 이 온도를 그리 나쁘지 않게 잘 견뎌내 줬다. 물론 불길을 마주 본 상태로 복사열을 계속 쬐면 화상을 입긴 하겠지만 그 정도로 열이 축적될 정도면 사용자가 알아서 느끼고 움직이기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방화장갑인데 당연히 그 정도 열은 견뎌야 되는 거 아냐?’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교사인데 수업 못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고, 요리사인데 음식 맛없게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이건 충분히 칭찬해줄 만한 일이다.

 

 

 2. 손가락 끝과 손등 부분에 있는 반사띠
밤에 이 부분이 빛에 반사가 되며 생각보다 눈에 잘 띈다. 야간현장이나 시야가 확보 안 되는 건물 내부 진입 시 반사띠가 있다는 건 개인 안전 면에서나 작전 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점이 될 수 있다.

 

 

3. 손가락 바깥 부분에 부착된 고무
화재현장을 가면 우리가 긁히고 찢길 만한 것들이 참 많다. 그리고 배연을 위해 유리창을 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예리한 것에 베이거나 무거운 것에 깔릴 때 가장 다치기 쉬운 손가락 바깥 부분에 고무를 달아줌으로써 손을 최종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게 했다.

 

 

아쉬운 점


1. 방수 성능

노즐을 잡고 방수하다 보면 어느새 손이 흠뻑 젖는다.

분명 장갑 스펙에 방수 기능이 있기는 한데 이게 어떤 수준까지는 방수가 되고 그 이후부터는 투습돼 젖는다는 언급을 넣어주든지 해야 할 듯하다.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부상을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 방수로 인해 장갑이 젖은 상태에서 잔화 정리 등의 활동으로 가열된 물건을 만지면 장갑에 체류하고 있던 수분이 급격하게 증발해 사용자의 손을 삶게 된다. 마치 젖은 수건으로 가열된 냄비를 잡으면 화상을 입듯 말이다.

이 기능이 개선되지 않으면 겨울철 화재 출동 시 손가락 동상에 걸릴까봐 여벌 장갑 챙기고 출동하는 현재 상황을 바꾸긴 어려울 듯하다.

 

 

2. 상습적으로 빠져 나오는 내피
이 장갑을 써본 대부분의 소방관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아쉬운 점이 장갑을 벗을 때 딸려 나오는 손가락 부분 내피였다.

이 장갑을 낀 채로 노즐을 잡고 방수하다 보면 온전치 못한 방수기능 때문에 장갑 안으로 투습돼 손이 젖게 된다. 이때 장갑을 벗으면 이 내피 끝부분이 손가락을 그대로 따라 나와 손바닥 부분에서 서로 모이게 되고 다시 착용할 때 내피가 장갑 내부에서 완전히 구겨져 있어 착용자는 손가락 마디에 근육 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1분 1초가 급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모두 격양돼 있는 화재 현장에서 장갑 못 껴서 낑낑거리고 있으면 “너 장갑 붙잡고 뭐해 인마!!” 하는 팀장님 혹은 대응단장님의 사자후를 맞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3. 취약한 내구성
일단 필자가 맨 처음 신임교육과정 때 지급받았던 장갑은 임용 후 안전센터 배치받은 뒤 얼마 안 돼 집게손가락 부분에 구멍이 났다. 대략 안전센터 배치 후 6개월만에… 심지어 그 센터는 화재 출동도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실질적으로 신임교육과정 때의 훈련으로 인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대략 4개월 약간 안 되는 기간에 화재진압 장갑에 구멍이 나는 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경기 일산소방서_ 이은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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