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마니와키(Maniwaki) 현지 적응훈련_ 1
아들아!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마니와키라는 도시에서 현장 투입 전 진행한 사전교육 훈련에 관해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구나.
마니와키는 캐나다 퀘벡주에 있는 인구 약 3700명(2021년 통계 기준, 캐나다 통계청)의 작은 마을이야. 온타리오주 오타와(Ottawa)에서 북쪽으로 130㎞(81mile) 떨어진 곳에 가티노강, 105번 국도와 107번 국도의 교차로, 그리고 캐나다를 횡단하는 117번 국도 근처에 있단다.
이 마을은 가티노(La Vallée-de-la-Gatineau) 지역 카운티 지방 자치 단체의 행정 중심지이기도 하지.
가티노강을 도시 중심에 두고 퀘벡주를 가로지르는 도로들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단다. 퀘벡주 산불방지센터의 본사도 이곳에 있지. 장비ㆍ물류창고도 있어 인구 대부분이 남부에 거주하는 퀘벡주의 산불화재 전초기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단다.
그리고 가까운 도시인 베-코모(Baie-Comeau)와 로베르발(Roberval), 마니와키, 발도르(Val-d'Or)에도 기지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선 차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자.
그 전에 소프(SOPFEU), 즉 퀘벡주 산불방지센터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얘기해볼까?
1994년 1월 1일 퀘벡주 내의 7개 지역 환경 관련 협회가 통합되면서 도내 유일 산림보호협회인 ‘퀘벡주 산불방지센터’가 공식 창설됐단다.
이곳은 ‘최소의 비용으로 지역 사회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산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화재로부터 산림 보호를 최적화한다’는 사명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단다.
퀘벡주 산불방지센터는 협회 설립 이후 다양한 산림 이해 관계자를 위한 포럼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산림 보호 위원회(CRPF)를 추가 설립했어. 퀘벡주 내에서 동부ㆍ중앙ㆍ서부 등 3등분 된 위원회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지. 퀘벡주는 남한의 약 15배 큰 면적답게 주의 동부ㆍ중앙ㆍ서부의 지형이 각각 다르단다.
퀘벡주는 1995년에 발생한 큰 규모의 산불화재 이후 낙뢰로 인한 많은 산불을 경험하면서 항공소방력을 증설해 나갔어. 인원 또한 계속 보강했지.
산불은 매년 꾸준히 발생했어. 퀘벡주 산불방지센터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경험과 기술, 사고 지휘 시스템(ICS), 시설, 장비에 대한 교육훈련을 실시함은 물론 응원 협정에 따라 캐나다의 다른 주와 일부 미국 주를 지원하고 있지. 그 결과 약 450명이 근무하는 비영리 단체로 거듭나게 됐단다.
현재 퀘벡주 산불방지센터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기상 관측과 예보’란다. 193개의 기상 관측소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고급 역량을 기반으로 주 전체의 산림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매일 매시간 위험 지역을 평가할 수 있단다.
항공소방력을 동원해 매일 혹은 필요할 때 기상 조건이나 화재 위험 등급, 번개에 기반한 데이터에 따라 의심스러운 연기를 찾기 위해 해당 숲 지역 위를 순찰 비행하지. 그들은 ‘0.5㏊에 도달하기 전 모든 화재를 발견한다’가 목표란다.
현재 캐나다에 산불화재진압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모든 타국 혹은 타지의 소방관들은 이곳 마니와키에서 사전현장적응훈련을 받고 교육을 마친 후 베이스캠프로 이동해 작전에 배치된단다.
단체 취침을 하다 보니 부지런한 소방관 삼촌들은 오전 6시에 일어나 운동하거나 아침 식사할 준비를 했어. 7시에는 현지 측에서 준비해 준 조식을 먹은 후 8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퀘벡주 산불방지센터측의 브리핑과 현지 교육을 기다렸지.
빼곡하게 채워진 1.5일짜리 현지훈련이 시작됐어. 물론 매일 밤 관계기관별 주재 회의는 절대 빠질 수 없는 과정이란다. 출동대원들의 의견과 상황을 모아 전달하고 조율해야 하는 회의이기에 하루하루가 중요한 과정이었던 것 같아. 때론 조식을 마치고 바로 진행되기도 했지.
주재 회의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브리핑과 이론교육이 시작됐어. 퀘벡주 산불방지센터의 조직개요를 시작으로 산불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가용 자원시설, 그리고 퀘벡주의 자연 지형 등을 소개해주셨지.
그 밖에도 무선통신망과 지도제작방법, 진화선 구축, 현장 안전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가 아쉽게도 시간관계상 빠르게 진행됐어. 시작부터 서두르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현장에 투입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어서 우리 파견 대원들이 가장 궁금해한 실질적인 작전지역인 르벨슈흐께비용(Lebel-sur-Quévillon)의 현재 상황을 작전지도와 함께 설명해줬지. 현장에서의 행동강령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단다.
그리고 퀘벡주의 전반적인 산불 상황의 개요를 나열해 줬어. 퀘벡주 산불화재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고 비단 퀘벡주뿐 아니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 캐나다 전역이 비상 상황이었단다.
퀘벡주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동부ㆍ중앙ㆍ서부 등 3개 구역으로 구획해 산불화재 감시와 관리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 설명 중 가장 흥미로웠던 건 북부의 경우 사람이 살지 않는 야생산림이라 불이 나도 그냥 관찰만 한다는 점이야.
산불화재의 강도는 Rank 1에서 6까지로 구분하는데 그에 따른 출동력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주셨단다.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 캐나다는 남한 면적의 80%가 불타는 상황이었어.
현지 산불진압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와 질병에 대한 교육도 병행됐어. 특히 아나필락시스와 에피네프린 주사에 대한 기본 교육이 시행됐는데 이때 본인의 안전은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가장 강조했지.
현지 활동 반경이 크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부분이 강조됐을 거로 생각해. 진드기와 모기, 흑파리, 무스, 흑곰 같은 야생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더욱 이해가 됐지.
다음에는 1.5일간의 교육에 대한 부분을 장비와 이론적인 내용까지 아주 자세하게 말해줄게. 앞서 언급한 이론들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궁금한 점이 많았을 거야. 우리도 현지 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거든. 상황과 정황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리라 생각해. ^^ 그럼 다음에는 신나는 캐나다 산불 장비 이야기를 들려줄게. 잘 자렴, 아들~ 본 이야기는 2023년 7월 대한민국긴급구호대(KDRT)의 일원으로 캐나다 산불화재 진압을 위해 국제출동을 다녀온 필자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캐나다 산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된 편지글입니다. 많은 대원분께 국제출동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119플러스> 매거진을 통해 공유합니다. 기고료는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에 기부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은평소방서_ 이형은 : parkercorea@gmail.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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