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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법식] 오랜 시간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하고 관리하면 시효취득이 인정될까?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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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어진 하동권 | 기사입력 2025/04/04 [10:00]

[알쓸법식] 오랜 시간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하고 관리하면 시효취득이 인정될까?

알아두면 쓸모있는 법률 지식

법무법인 어진 하동권 | 입력 : 2025/04/04 [10:00]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어진의 하동권 변호사입니다. 

 

법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시효취득’이라는 말은 기사 등을 통해 종종 접해 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비교적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법률 용어여서 그런지 ‘시효취득’이 타인의 토지를 오랜 시간 점유하기만 하면 쉽게 인정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시곤 합니다. 

 

가장 최근 이슈가 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 소재 유치원에서도 40여 년간 서울시 소유의 토지를 점유했다며 시효취득을 원인으로 소송을 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선 시효취득은 ‘민법’ 제245조에서 규정하는 것으로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내용입니다(지면상 등기부 취득시효는 제외하고 점유취득시효만을 논합니다). 

 

통상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여겨지는 건 ‘소유의 의사’라는 부분입니다. 이는 당연히 누군가가 ‘이제 여기는 내 땅이야!’라고 생각하며 점유하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소유의 의사가 있었느냐 여부는 객관적으로 소유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를 종합해 법원이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땅을 매수해 20년간 점유했다면 매매계약이라는 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소유의 의사가 있다고 인정됩니다. 또 매수한 그 땅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매수한 땅과 바로 이어지는 옆 땅의 일부까지 점유하게 된 것이라면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고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 소유의 땅을 별다른 권한 없이 무단으로 점유했다면 소유의 의사가 인정될 수 없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채 점유했다면 빌려서 점유한 것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소유의 의사가 인정될 수 없습니다. 

 

또 부친 등이 무단으로 점유하던 땅을 상속받아 계속해서 점유해 온 것이라면 상속받을 당시 부친이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도 소유의 의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특성상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분묘의 경우 종종 발생합니다. 최근에도 관련된 대법원판결이 선고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사실관계

- A의 부친 B는 1967년 A의 조부 C가 사망하자 타인 소유의 甲 토지에 C의 분묘를 설치ㆍ관리했고 A는 2017년 부친인 B가 사망하자 조부 C의 분묘 옆에 부친 B의 분묘도 설치해 관리함.

 

- 이후 A는 소유자 D를 상대로 A의 조부 C가 1931년 무렵 D의 선대로부터 분묘 부지를 매수했고 이후 계속 점유해왔다며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을 청구함.

 

◎ 법원의 판단

- 항소심 : A의 조부 C가 D의 선대로부터 분묘 부지를 매수했다는 주장은 배척하면서도 A의 부친 B가 20년 이상 점유했다는 이유로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인정.

 

- 대법원 : 임야 일부에 선조의 분묘가 설치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임야 전체를 배타적으로 점유, 관리했다고 볼 수 없고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 또는 소유하는 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분묘의 보존ㆍ관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타인의 토지를 점유하는 것이므로 점유권원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추정되지 않는다며 점유취득시효 주장 배척.

 

이처럼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ㆍ관리하는 경우 오랜 세월이 흘러도 점유의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추정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분묘 관리를 하며 점유했더라도 애초에 남의 땅을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사실이 바뀔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효취득이라는 용어가 익숙하다고 법률적으로 쉽게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시효취득과 관련해 한 번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보고자 하는 생각이 든다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내게 유리한 결론이 날 수 있는 사안인지를 먼저 진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칫 잘못된 소송을 진행했다가 상대방의 변호사비용은 물론이고 타인 소유 토지의 무단점유를 원인으로 부당이득금까지 지급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많은 눈이 내렸던 겨울과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경칩이 지났습니다. 올봄에는 행복한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법무법인 어진_ 하동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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