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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압론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2/09/20 [10:00]

감압론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2/09/20 [10:00]

<119플러스> 2022년 4월호 감압병과 6월호 DEEP STOP 효율성에 앞서 감압이론에 관해 먼저 논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깊이 있는 이론은 아니더라도 알기 쉽게 감압론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역사

1600년대 말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Robert Boyle은 압력 변화로 발생하는 질병을 동물실험을 통해 처음 알렸다. 그리고 압력변화에 의해 공기 부피가 변하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일의 법칙’1)으로 정리했다.

 

압력으로 인한 질병이 사람에게 최초 발생한 기록은 1841년이다. 광산이나 다리를 건설할 때 수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물과 진흙 등을 바깥으로 배출하기 위해 터널 내에 압력을 높인 상태로 일하거나 케이슨(caisson)이라고 불리는 방수구조물 속에서 일했다. 

 

▲ [그림 1] 케이슨 공법(외부 공기 공급 장치로 가압된 공간에서 작업, 출처 en.wikipedia.org)

 

더 깊은 곳에서 작업할수록 작업자들은 더 높은 압력의 공기로 숨을 쉬어야 했다. 표면으로 돌아왔을 때 통증과 때로는 마비 증상을 보였다고 기록됐다.

 

이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다리를 포함한 많은 다리 건설 현장에서 ‘케이슨병(caisson disease)’으로 발생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구부리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고 ‘벤드(bends)’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됐다. 1869년에서 1883년까지 브루클린 다리 건설 현장에서 백 명이 넘는 작업자가 심한 벤드를 경험했다. 

 

1878년 프랑스 생리학자 Paul Bert가 벤드와 질소 방울의 관계를 확증하고 재가압에 의해 통증을 완화 시킬 수 있음을 알렸다.

 

John Scott Haldane와 공동연구자인 Arthur E. Boycott, 그리고 영국 해군장교 Uybon C. Damant는 영국 해군 잠수사들의 감압병 방지를 위해 연구했다. 그 결과 1908년 잠수 시간과 깊이를 계획할 수 있는 표가 만들어졌다. 이 표는 영국 해군과 미국 해군에 적용됐다.2)

 

감압 용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어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용어를 알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감압이론에 많이 사용하는 용어들을 정리해봤다.

 

1. 구획(compartment) 

불활성기체의 흡수율이 비슷한 몸의 한 영역을 가리킨다. 때로는 이것을 ‘조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개념이 해부학적인 위치를 말하는 건 아니므로 구획이라는 말을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

 

현대 연구자들은 조직이라는 말보다 구획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감압 구획이라고 하는 건 근육, 신경처럼 한 가지 조직 전체를 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해부학적으로 사람의 몸에는 단 네 가지의 조직만이 존재한다. 근육조직과 결합조직, 상피조직, 그리고 신경조직 등이다. 이 네 가지가 조합돼 몸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감압 시 몸은 계산상 몇 개의 구획으로도 나눠질 수 있다.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는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래서 조직보다는 구획을 사용하는 걸 선호한다.

 

2. 질소 텐션(tension)

호흡하는 혼합기체 내 질소의 분압을 질소 분압(partial pressure)이라고 부른다. 체내에 녹아들어 간 질소의 분압은 질소 텐션(tension)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공기 중의 질소 분압이 구획의 질소 텐션을 결정한다. 

 

비행기를 타거나 산 위에 올라가면 주위 압력과 질소 분압이 감소함에 따라 체내 질소 텐션도 감소한다. 잠수를 하면 수중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질소 텐션도 수면에서보다 증가한다. 또 해저 체류시간이 길어질수록 텐션도 늘어난다. 반복 잠수 사이 수면에서의 휴식시간이 길어지면 텐션은 감소한다.

 

3. 반감기

▲ [표 1] 5분 구획 포화 진행

반감기는 과학에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개념이다. 방사성 원소나 소립자가 붕괴 또는 다른 원소로 변할 경우 그 원소의 원자 수가 최초의 반으로 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감압에서 반감기는 그 구획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 불활성기체 부피의 절반을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5분의 반감기를 가진 구획은 불활성기체 부피의 절반을 채우는 데 5분이 걸린다. 10분 구획은 반을 채우는 데 10분이 걸리고 마찬가지로 20분 구획은 반을 채우는 데 20분이 걸린다.

 

6번의 반감기가 지나면 그 구획은 외부의 압력과 평형을 이뤄 기체가 가득 찬 상태가 된 것으로 포화했다고 한다.

 

▲ [그림 2] 5분, 60분, 120분 구획에서 최초 6시간 동안 기체 흡수가 일어난 후의 배출 곡선(출처 잠수의학(해양의료원))

 

4. 빠른 구획, 느린 구획

▲ [그림 3] 감압정지 시 빠른 구획에서는 배출이 일어나고 느린 구획에서는 여전히 기체가 흡수되고 있다(출처 잠수의학(해양의료원)).


빠른 구획은 기체의 흡수와 방출이 빠르다. 느린 구획은 흡수와 방출이 느리다. 신체 각 부분의 정확한 반감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신체 부위 중 빠른 부위와 느린 부위가 어디인지 대충 분류할 뿐이다. 폐나 복강 내 장기처럼 혈액 공급이 풍부한 부위는 질소를 더 빨리 흡수한다.

 

반면 뼈와 같이 혈류가 거의 없는 조직이나 지방, 지방으로 가득 찬 골수 등은 느린 조직에 포함된다. 지방조직은 느린 조직이지만 질소는 더 쉽게 용해된다.

 

상승을 하면 빠른 구획에서는 기체의 배출이 일어나는 반면 느린 구획은 계속 기체를 흡수할 수 있다. 느린 구획은 아직까지 환경압력과 평형을 이룰 만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압정지를 하는 이유는 빠른 구획에서 텐션을 급격하게 낮춰주기 위함이다.

 

5. 포화ㆍ비포화

주어진 압력(수심)에서 체내 수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질소 또는 기타 불활성기체를 수용한 상태를 포화(saturation)됐다고 한다. 구획이 흡입 기체의 분압과 평형을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포화에 도달할 수 있다.

 

체내 과다하게 존재하는 기체가 배출되는 걸 비포화라고 한다. 비포화에 걸리는 시간은 반감기를 이용하면 60분 구획에서는 6시간이 걸리고 120분 구획에서는 12시간이 걸린다. 240분 구획은 24시간이 걸린다. 얼마만큼의 기체를 흡수했느냐에 관계없이 이 기체를 모두 배출하는 데는 6배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감압이론에 대한 역사와 자주 사용되는 용어에 관해서 기술했다.  US NAVY DIVING MANUAL REV7과 해군 해양의료원에서 발행한 잠수의학(DIVING MEDICINE), Bruce R. Wienke가 펴낸 ‘Basic Decompression Theory and Application’을 참고했다. 

 

특히 해양의료원에서 발생한 잠수의학에서 대부분을 인용했는데 독자 주위 분 중에 이 책을 가진 지인이 있다면 읽어 보는 것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거다.

 


1) 기체의 온도가 일정하면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법칙

2) 출처 US NAVY DIVING MANUAL REV7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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