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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제24회 KBS119상 구조분야 수상자, 윤종혁 소방장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공사장 화재서 활약… 부상당하기도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9/04/10 [09:57]

▲ 제24회 KBS119상 구조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세종소방서 특수구조단 소속 윤종혁 소방장     © 최영 기자


[FPN 유은영 기자] = 지난해 6월 26일. 점심을 먹고 1시쯤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급작스럽게 울리는 “화재 출동! 화재 출동! 새롬동 트리쉐이드 아파트 공사장 화재!” 서둘러 출동 준비를 하면서 ‘공사장에서 불이 나 봤자 얼마나 크겠냐’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향했다.


부슬부슬 비는 내렸고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새까맸다. ‘먹구름이 끼었나?’라고 생각할 찰나 코너를 돌아 골목으로 들어가니 빨간 화염이 아파트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창문 여기저기에는 인부들이 매달려 수건을 흔들고 있었다.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건물 7개 동을 돌며 구조에 주력했다. 누군가가 “인부 3명이 지하에 들어갔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상에서 눈에 보이는 요구조자들을 구하고 나니 어느덧 3시간이 흘러 있는 시점이었다.


주저 없이 지하 수색에 들어갔다. 수색한 지 1시간 반 정도 만에 마지막 목격된 곳을 향해 수관을 연장하며 천천히 진입했다. 지하 1층에서 요구조자가 있는 지점으로 거의 접근해 좁은 틈을 기어가던 그때,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환기용 덕트 매립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으로 빨려들어 칠흑같이 어두운 현장에서 그만 정신을 잃었다. 추락사고였다.


얼마나 흘렀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공기호흡기가 파손돼 있었다. 호흡이 어려워 비상용 백업 마스크로 갈아 썼다. 같이 들어간 동료가 위에서 “괜찮냐”며 재차 나의 상태를 물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힘겹게 랜턴을 집어 생사를 알렸고 결국 구조가 됐다.


지하에 있던 인부 3명은 모두 질식으로 사망했다. 총 사상자는 43명이었다. 이중 40명이 구조됐다. 이 사고로 골반과 늑골이 골절돼 3개월 간 병원 신세를 졌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번 제 24회 KBS119상 구조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세종소방서 특수구조단 소속 윤종혁 소방장이다. 2006년 임용된 그는 부산소방본부 특수구조단과 중앙119구조본부 항공팀, 세종소방본부 특수구조단 등을 거친 13년차 구조 베테랑 소방관이다.

 

▲ 단독주택 화재 진압 후 동료들과 함께


“제가 딱히 무엇을 잘해서, 요구조자를 구해서 받은 상은 아닐 거에요. 저를 팀장이라고 후배들이 믿고 잘 따라줬고 함께하는 동료들이 잘해줘서 제가 대표로 대신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만일 팀원들과 동료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멀쩡하게 앉아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KBS119상’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해 온 119구조ㆍ구급대원에게 수여하는 시상식이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인명구조 활동에 헌신한 구조ㆍ구급대원을 격려하고 국민의 안전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매해 열리고 있다.


‘KBS119상’의 대상 수상자에게는 1계급 특진과 함께 상금 1000만원, 본상 수상자에게는 1계급 특진과 함께 상금 300만원, 봉사상과 공로상,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원이 수여된다.


“KBS119상은 실질적 의미도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대단한 상입니다.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는 모든 소방관의 꿈이죠. 제가 이 상을 받았다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를 이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신 부모님, 그리고 성질 더러운 팀장을 만나 고생하는데도 잘 따라주는 우리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윤종혁 소방장이 처음부터 소방관으로 근무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첫 직업은 ‘고속도로 순찰대’였다.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근무하던 중 42중 추돌사고가 나서 출동을 했습니다. 사고 차량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지만 순찰대에서는 그저 사고처리만 하고 있었죠. 그때 소방차 여러 대가 현장에 접근해 일사불란하게 현장 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당장 이 일을 그만두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소방관이 돼야겠다’ 마음먹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토록 꿈꾸던 소방관이 된 그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앞에 섰을 때 절실함을 보이는 그들의 눈빛을 보면 소방관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돌아설 때 정말 고마워서 뭐라도 하나 손에 쥐여주고 싶어하시곤 해요. 현장에서 답례품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사정을 설명해 드리면 끝까지 쫓아 나오시면서 손을 꼭 잡고 연신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뿌듯함과 보람이 동시에 밀려오죠”


윤 소방장에겐 결혼 7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세상과 만난 금쪽같은 딸이 있다. 그는 “제 모든 걸 걸고 끝까지 지켜야할 소중한 존재에요. 제 딸을 지키는 마음으로 여러분도 안전하게 지켜드리겠습니다. 소방관은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어요. 언제라도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어 드리겠습니다”라며 미소지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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