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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4분 3초’… 역대 가장 빠른 기록으로 최강소방관이 된 남자, 강금록

창원소방본부 북면119안전센터 소속… 대회 신기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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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5/08/04 [10:00]

[Hot!119] ‘4분 3초’… 역대 가장 빠른 기록으로 최강소방관이 된 남자, 강금록

창원소방본부 북면119안전센터 소속… 대회 신기록 ‘우승’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5/08/04 [10:00]

 

“제38회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소방관 부문 영예의 1등, 창원소방본부 강금록!”

 

지난 6월 17일, 그늘 하나 없이 뙤약볕이 연신 내리쬐던 중앙소방학교. 강렬한 햇빛에 더해 소방관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꽃다발과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남자, 바로 ‘최강소방관’ 강금록이다.

 

 

강금록 소방장은 2019년 창원소방 구조경력 채용으로 소방에 입직했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특수부대인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이다. 근무지(경남 진해)가 고향과 가까운 데다 의미 있는 군 생활을 하고 싶어 UDT에 입대했다.

 

 

누구보다 열심이었지만 떠나가는 선배들을 보며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전역한 선배 대부분이 소방관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걸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 한편에 싹텄다.

 

“UDT 선배들이 소방관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보람있게 근무하는 걸 보면서 꼭 소방관이 되고 싶었어요. 구조경력으로 소방에 지원하려면 최소 3년 동안 특수부대에 근무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문 부사관으로 연장 신청을 했죠”

 

3년을 채운 후부터 강금록 소방장은 퇴근하면 가장 먼저 책을 펼쳤다. 이렇게 ‘주근야독(晝勤夜讀)’ 생활을 하길 6개월 만에 소방관 채용시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토록 바라던 소방관이 됐기에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론과 실전은 다르더군요. 구조 현장도, 대상자도 다르니 어떤 장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넋 놓고 있을 때도 많았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선배들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점차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각종 화재ㆍ구조 현장에서 창원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어느 날. 소방서 후정에서 펼쳐진 소방 호스를 동그랗게 마는가 하면 말통을 들고 계단을 쉼 없이 오르내리는 선배를 발견했다. 평소 하는 훈련이라고 생각한 그에게 동료가 다가와 “저게 바로 최강소방관이야”라고 귀띔했다.

 

최강소방관은 매년 개최되는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의 한 종목이다. 각 시도 소방본부의 치열한 예선을 뚫은 36명의 소방관이 출전한다. 4단계 별로 시간을 재 가장 빨리 통과한 대원이 최강소방관으로 등극한다. 최강소방관 입상자(1~3등)에겐 1계급 특진의 기회가 주어진다.

 

16층 계단 오르기, 70㎏ 마네킹 업고 달리기, 4m 벽 오르기 등 엘리트 운동선수 수준의 체력과 순발력, 지구력 등을 요하기 때문에 최강소방관은 소방관 사이에서 최고의 영예로 평가받는다.

 

 

“체육대학 출신인 데다가 평소 운동을 좋아합니다. 그런데도 내로라하는 선배들이 최강소방관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걸 지켜보니 자신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처음 준비할 땐 반드시 최강소방관이 돼야겠다는 생각보단 도전하는 것에 의의를 뒀습니다”

 

그는 지난해 최강소방관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긴장을 너무 했던 탓일까. 3단계에서 물통을 정해진 위치에 놓지 못해 페널티(10초)를 받았다. 결과는 순위권 밖. 처참했다. 동료들을 볼 낯도 없었다. “괜찮아, 내년도 있잖아”라고 위로해주는 게 더 마음이 아팠다.

 

절치부심한 그는 대회 8개월 전부터 달리기로 기초 체력을 쌓았다. 식단관리로 몸을 최대한 가볍게 만들고 야간 근무 후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본 대회 출전자들과 함께하는 합동훈련에선 기술적인 부분에 특히 신경 썼다.

 

피나는 연습과 노력 덕분인지 강 소방장의 기록은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연습 때부터 이미 최강소방관 우승에 근접하는 기록이 나오자 동료들은 농담 삼아 “미리 축하한다”고까지 했다.

 

“대회 날 특별히 몸이 좋다는 느낌을 받진 못 했습니다. 그저 머릿속에 ‘최강소방관이 안 돼도 좋으니 지난해와 같은 페널티만 받지 말자’는 생각뿐이었어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지난 1년간 노력한 게 모두 물거품이 될 것 같았거든요”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방화복 착용은 물론 공기호흡기까지 메고 출발선에 선 강 소방장. 그는 호흡을 길게 내뱉은 뒤 카운트다운 구령에 맞춰 힘차게 몸을 던졌다. 1단계 통과 시간은 무려 50초. 

 

이어 2단계 62, 3단계 63, 4단계를 67초 만에 주파하며 총합 4분 3초(소수점 포함)로 최강소방관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종전 최고기록을 1초 앞당긴 역대 가장 빠른 사나이에 등극했다.

 

 

“경기 중 다행히 큰 위기는 없었습니다. 4단계 모두 연습대로 됐어요. 무엇보다 가장 빠른 기록으로 우승하게 돼 창원소방의 명예를 드높인 것 같아 너무나 기쁩니다. 훈련 때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극한의 경험을 해서 겁이 날 때도 있었는데 서장님 이하 많은 동료의 도움과 응원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의 모습이 ‘단지 멋있어 보여서’ 준비하기 시작한 대회였지만 어엿하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최강소방관’이 된 강금록 소방장. 그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과 체력은 결국 소방관으로서의 기본 책무인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믿는다.

 

“최강소방관이라는 영예가 주어진 만큼 앞으로 어떠한 구조 현장이든 국민을 구하는 ‘진짜 최강소방관’으로 활약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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