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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대한민국 소방관의 강인한 정신력, 세계에 보여주고파”

[인터뷰] 한동희 경기 남양주소방서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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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4/05/02 [10:00]

[Hot!119] “대한민국 소방관의 강인한 정신력, 세계에 보여주고파”

[인터뷰] 한동희 경기 남양주소방서 소방교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4/05/02 [10:00]


“아람코 소방관 경기대회 출전은 값진 경험이자 자신감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국제대회에 나간 건 처음인데 다양한 국적의 소방관들과 한곳에 모여 경기를 펼쳤던 순간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겁니다”

 

지난 3월 2~4일 열린 아람코 소방관 경기대회 계단 오르기에서 20대 1위를 차지한 한동희 경기 남양주소방서 소방교. 한국인이 계단 오르기 종목에서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람코 소방관 경기대회는 매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올해는 전 세계 46개국 소방관 107명이 참가했다. 최강 소방관을 뽑기 위해 계단 오르기와 호스 끌기, 해머 치기, 벽 오르기 등을 겨룬다.

 

계단 오르기는 방화복을 입고 공기호흡기를 맨 채 아파트 13층 높이 계단을 가장 빨리 올라야 한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대별로 우승자를 선정한다.

 

특전사 출신인 한 소방교는 2018년 경채로 소방에 입문한 6년 차 소방관이다. 충북 청주서부소방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고 시도 교류로 2021년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이 됐다.

 

“어릴 땐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크면서 조금씩 바뀌더군요. 그러다 군 복무 후 주변 선배들이 소방관이 되는 걸 보면서 다시금 관심이 생겼습니다”

 

 

한 소방교가 우연히 시청한 소방 관련 다큐멘터리는 소방관에 지원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된다. 9ㆍ11 테러 당시 소방관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세계무역센터로 향해 구조대상자를 구조하는 모습이 그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복싱 선수로 활동할 만큼 운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활동적인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제게 정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소방에 입문한 뒤에도 격투기 체육관을 다니는 등 체력 관리에 힘쓰고 있어요. 어떤 현장이든 단시간에 도착해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러던 중 우연히 부산소방재난본부 주최로 소방관 계단 오르기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접했다. 평소 체력엔 자신이 있던 터라 주저 없이 참가했다. 간소복 분야 1위라는 성적을 거둔 그는 아람코 소방관 경기대회 출전 티켓을 얻었다.

 

 

“대회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출전이 결정되면서 준비할 시간이 1개월밖에 없었거든요. 대회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로 시합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경기 당일 소방관 계단 오르기 경기가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의 한 건물 3층 계단 입구에 선 한동희 소방교. 

 

경기가 시작되자 먼저 출발한 미국과 브라질, 터키, 포르투갈 등 세계 각지의 소방관들이 재빠르게 계단을 올랐다. 그 사이로 결연한 눈빛의 한동희 소방관이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출발 신호와 함께 쏜살같이 계단을 향해 뛰어간 그는 절반 이상을 오르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것 같았다.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메고 있는 공기호흡기가 100㎏이 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멈출 수 없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얼마 안 남았다. 힘내자’라고 최면을 걸 듯 되뇌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배치된 안전요원을 마주할 때마다 몇 층인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기도 했죠”

 

무쇠처럼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최종 지점인 16층에 도달하자마자 한 소방교는 그대로 쓰러졌다. 기록은 2분 9초 49. 우승 후보로 꼽히던 주최국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을 꺾고 20대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순간이었다.

 

 

“대회 건물 층고는 우리나라보다 높아 12층이 20층 높이 같았어요. 연습할 땐 21층까지 1분 20초가 걸렸는데 연습 기록보다 더 걸려 아쉬움이 많이 남긴 했습니다”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 최강 소방관으로 등극한 홍범석 전 소방관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과 차분함을 유지하려 노력한다는 한 소방교. 그는 연습 때마다 ‘마인드 트레이닝’을 하면서 흩트림 없는 정신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계단 오르기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중반부턴 정신력 싸움이거든요. ‘잠깐 쉬어도 괜찮겠지’란 마음을 먹는 순간 대회 전부터 다잡았던 마음이 흐트러지죠. 준비하면서 최면을 걸듯 ‘내가 세계 최고다’, ‘포기하지 말자’고 되새긴 이유 역시 최종 지점까지 온 힘을 다해 달리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이겨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는 한동희 소방교는 노력만이 재능을 이길 수 있는 무기라고 믿는다. 이번 대회 참가도 이를 증명하기 위함이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요즘은 올해 9월 열리는 덴마크 세계 소방관 경기대회 참가를 위해 틈날 때마다 체력을 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최강의 구조대원을 목표로 인명구조사 자격 취득을 준비 중이다.

 

“소방관이라면 현장에서 강인한 체력이 필수잖아요. 이번 계단 오르기 대회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대회에 출전해 기록을 단축하면서 대한민국 소방관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세계 소방관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으로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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