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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소방관이자 격투기 선수인 강인한 ‘윤호영’으로 기억되고파”

[인터뷰]대구서부소방서 태전119안전센터 윤호영 소방사
‘굽네몰 ROAD FC YOUNG GUNS 44’ 29초 만에 승리 거둬…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9/10/01 [10:29]

 

9월 8일 ‘굽네몰 ROAD FC YOUNG GUNS 44’가 열린 대구체육관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일곱 번째로 링 위에 선 파이터는 윤호영 소방사였다. 일본 단체 워독 챔피언 타카기 야마토와의 플라이급 매치가 시작됐다.


윤호영은 타카기 야마토를 29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그는 ROAD FC에서 초크로 승리한 파이터 중 가장 빠른 시간에 승리한 파이터로 기록됐다. 서브미션 기록 전체 중 2위일 정도로 빠른 피니쉬였다.


“상대가 7전 전승의 신예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제게 주어진 훈련에만 집중하고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제가 뒤지는 부분 없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하고 대구에서 하는 한일전인만큼 2, 3배 더 열심히 싸웠죠”


2018년 11월 임용된 윤호영 소방사는 소방관이 된 지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다. 현재는 대구서부소방서 태전119안전센터에서 화재진압 업무를 맡고 있다. 소방관이 되기 전 그는 무에타이 선수와 종합격투기(MMA) 선수로 활동했다.


중학교 시절 격투기에 호기심이 많았던 윤 소방사는 체육관을 찾았다. 아마추어 시합을 경험하고 나니 격투기에 대한 흥미는 점점 더 커졌다. 본격적으로 운동하고 싶다는 욕심에 무에타이 전문 체육관으로 옮겨 운동을 배웠다.

 

“무에타이 아마추어 전적을 쌓으며 프로 무대에 데뷔해 프로선수로도 활동했습니다. MMA 선수가 되기 위해 많은 과정을 거쳤는데 처음 느꼈던 흥미가 지금 MMA 선수가 되기까지 꾸준히 이어져 온 것 같아요”


MMA 아마추어로 활동하던 그는 ROAD FC 프로 진출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후 2015년 ROAD FC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7전 3승 3패 1무의 전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격투기 선수들이 그렇듯 생계를 위해선 다른 일을 해야만 했다. 유아 체육강사와 체육관 코치로 일했지만 불규칙한 시합 일정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가 선택한 일은 막노동. 비시즌에는 일하면서 남는 시간에 운동하고 시합이 있을 땐 일하지 않으면서 운동에만 집중했다.


“2017년 5월 일본 ZST 시합 이후 부상으로 회복 중이었는데 소방관 친구를 통해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간 갈고 닦은 체력을 좋은 곳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험을 준비했어요”


약 4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소방관이 된 그는 종합격투기 선수로서의 생활을 이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땀 흘린 대가로 경기에서 승리하면 받는 ‘파이트 머니’로 시민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


“파이트 머니 전액은 화재 대비가 취약한 분들에게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 드리기 위해 기부하기로 했어요. 소방관으로서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지만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나중에 또 시합을 나갈 여건이 된다면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습니다”


경기 준비는 주로 비번날 이뤄졌다. 하루 동안 복싱훈련과 체력운동 2시간, 잠깐의 휴식 후 레슬링과 그라운드 훈련을 1시간 정도씩 했다. 2~3시간 휴식 후에는 다른 선수와 함께 메인훈련을 하며 몸을 풀고 주짓수 훈련 1시간 후 MMA 스파링, 체력운동을 1시간씩 진행했다.


“출근 땐 소방공무원 근무일과표 중 체력단련 시간을 활용해 운동했어요. 근무와 병행해야 해서 약간의 시행착오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방관 파이터라는 타이틀을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소방관과 파이터를 겸업하는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공무원 신분으로 다른 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실상 본업에 충실하고 파이터로서 거두는 수익을 취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그에게는 강인한 소방관으로 기억돼 국민에게 더 큰 안도감을 주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운동과 공부 두 가지를 모두 잡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격투기는 물론 화재와 소방시설 분야의 공부도 꾸준히 해보고 싶어요. 격투기 선수로서는 소방관의 강인함을 알리고 현장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춰 소방관다운 소방관이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윤호영 소방사에게는 이제 겹경사가 기다리고 있다. 내년 1월 아름다운 신부를 평생의 반려자로 맞이한다. 국민을 지키는 든든한 소방관의 역할에 더해 한 가정을 책임지는 평범한 남편이 될 준비에 한창이다.


“결혼 계획을 짜고 알아봐야 하는 바쁜 시긴데 그러지 못해 여자친구한테 정말 미안합니다. 운동할 때부터 꾸준하게 뒷바라지해 준 여자친구이기에 더 미안한 마음이 커요. 이 자리를 빌려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 이름 말해도 되나요? 김효정, 사랑한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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