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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재외 국민 안전을 위해서도 힘쓰겠습니다”

김현수 인천 계양소방서 소방위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3/22 [09:50]

[Hot!119]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재외 국민 안전을 위해서도 힘쓰겠습니다”

김현수 인천 계양소방서 소방위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1/03/22 [09:50]


“재외국민 안전을 위해 소방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군인과 경찰 등 다른 공무원은 재외공관에서 주재관으로 근무하는 반면

소방공무원을 위한 자리는 없더라고요.

제가 외교부로 파견 나온 이유가 바로 해외 소방주재관을 위해 힘쓰고 싶어서입니다”


 

하고 싶은 일, 재밌을 것 같은 일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 끝판왕’인 김현수 소방위. 그는 인천 계양소방서 소속으로 2020년 11월부터 외교부 해외안전지킴센터 소방청 협력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방청에서 외교부로 소방공무원을 파견한 건 두 번째 있는 일이다. 

 

그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사망하거나 다쳤을 때 소방청과 협력해 긴급구조대를 현지에 신속히 투입하는 역할을 한다. 재외국민 사고 처리 과정을 분석해 소방주재원 파견 필요성을 파악하는 것 또한 그의 임무다.

 

김현수 소방위는 2018년 제24기 소방간부후보생에 합격한 후 소방청 119구급과와 인천 계양소방서에서 구급대원ㆍ안전문화주임으로 활동했다. 김 소방위가 구급 관련 업무를 맡은 건 그가 간호학과 출신인 영향이 컸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간호사를 꿈꾸진 않았어요. 원하는 대학이 있었는데 성적이 모자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또 어떤 걸 잘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고민했죠. 그래서 적성검사를 했는데 제가 평소에 남 돕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의료 쪽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남자 간호사가 블루오션이니까 간호학과를 가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2009년 중앙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한 김 소방위. 대학 시절 함께 간호학을 공부하는 친구들과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틈틈이 여행을 다니며 바쁘게 지냈다. 그러다 입대 시점이 다가오자 주저 없이 공군 간호장교를 선택했다.

 

“대학 시절부터 간호장교를 동경했습니다. 군대에 가게 된다면 꼭 공군에 입대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비행기에서 환자를 돕는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거든요”

 

그는 전국에서 두 명 뽑는 간호장교에 지원했고 합격하면서 2013년 입대했다. 그러던 2014년, 서아프리카에 에볼라바이러스가 창궐했다. 전염력이 상당했고 치사율이 3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었다. 특히 시에라리온에서 1만명 이상이 감염돼 3천명이 목숨을 잃자 우리 정부는 ‘에볼라 긴급구호대’를 파견했고 김 소방위는 자원해 시에라리온으로 향했다.

 

그의 파견 지원 소식에 가족들은 무턱대고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 순탄하게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간 아들이 갑자기 바이러스로 하루에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지구 반대편에 간다니 그럴만했다. 

 

“가족부터 친구까지 제 주변 모든 사람이 반대했어요. 부모님껜 죄송했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해외 파견이라는 게 늘 오는 기회가 아니잖아요. 또 직접 현장에서 시에라리온 시민을 치료하며 그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었어요” 

 

 

약 20시간을 비행해 도착한 시에라리온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길거리엔 ‘Ebola Stop!’이란 간판이 수두룩했고 눈앞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시에라리온 가더리치라는 지역의 에볼라 치료소에서 중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약물을 투여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시에라리온의 기온이 보통 37~38℃에요. 레벨 C 개인보호복을 입고 일하면 정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요. 힘들긴 했지만 사람을 살린다는 일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는 시에라리온 파견으로 대통령 훈장과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두 달간의 재난 현장 경험은 김 소방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리고 그에겐 미국 간호사와 소방공무원이라는 두 가지 꿈이 생겼다.

백문이 불여일견. 그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둘 중 뭐가 자신에게 더 잘 맞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출국 전, 김 소방위는 우리나라의 소방본부장 격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에게 인터뷰하고 싶단 메일을 보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님은 여성분이었는데 포스가 남달랐어요. 조직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직원들에게도 상냥했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제게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몇 명의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보단 재난 현장에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소방공무원이 돼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죠”

 

귀국 후 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한 김 소방위는 1년 만에 합격해 제24기 소방간부후보생으로 소방에 입문했다. 소방 임용 3년 차지만 소방에 대한 열정과 고민은 그 누구보다 뜨겁고 치열하다.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환자를 병원 응급실에 인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유로 119대원과 의료진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에라리온에서 만난 유럽 의료진의 경우 환자 상태에 대해 철저한 인계인수가 오갔다. 

 

“수많은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면서 의료진과의 인계인수가 잘 진행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인계인수가 제대로 안 되면 환자는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워요.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싶단 마음이 컸죠”

 

이에 김 소방위는 윤인수 전 계양소방서장 등과 함께 ‘효율적인 응급환자 인계인수를 위한 의사소통도구(MIST)도입방안’이라는 연구를 했다.

 

환자의 주된 호소 부분과 확인된 질병, 징후, 증상, 제공된 응급처치 등의 환자 정보를 의료진에게 구두로 인계하는 게 주 내용이다. 이 논문은 제31회 119소방정책 컨퍼런스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구급대원과 의료진 간 인계인수는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앞으로 모든 병원에서 이를 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등 소방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우리 소방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한 조직이거든요”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3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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