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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환자의 응급처치와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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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랑병원 김세연 | 기사입력 2021/08/20 [10:00]

화상 환자의 응급처치와 이송

화사랑병원 김세연 | 입력 : 2021/08/20 [10:00]

지속적인 화상 치료의 발전으로 중화상 환자의 생존율은 꾸준히 향상돼 왔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응급 의료체계와는 별도로 중화상 환자 치료가 가능한 화상 전문병원은 대도시 몇 군데에만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중증 화상 환자들은 각 지역 거점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화상 전문병원이 있는 서울, 부산과 같은 대도시로 이송돼 치료받아야 했습니다. 

 

최근 들어 각 지역 거점 도시에 화상 치료 병원이 들어서면서 화상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화상 치료의 사각지대였던 서부 경남 지역에는 화사랑병원이 지역 화상센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상센터의 지역화는 효과적인 병원 전 응급처치, 이송과 함께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상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체계입니다. 게다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화상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화상 환자 응급처치 시 주의할 점

사고 현장에서의 병원이송 전 응급처치 요원의 즉각적인 응급처치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는 화상의 진행과 깊이를 결정하는 요인이 됩니다. 병원 전 처치의 목적은 합병증을 예방하고 이차적으로 화상에 의한 쇼크가 발생하는 걸 막는 데 있습니다. 먼저 화상 원인으로부터 환자를 이동시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치료를 하기 전 화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하지만 구조자가 다치는 건 피해야 합니다. 모든 구조자는 환자나 환자 의복에 접촉하면 화상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장갑과 가운, 마스크, 눈 보호 장구 등의 예방조치를 해야 합니다.

 

환자 옷은 더 이상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열기가 남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빨리 제거할수록 화상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반지나 시계, 장신구, 벨트 등은 열을 유지하고 있어 접촉시간이 길어지면 지혈대와 같은 역할로 말초혈관의 허혈을 유발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주변에 물이 있으면 화상 부위에 직접 부어 냉각시킵니다. 조기 냉각은 화상의 깊이와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10분 이상의 냉각은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려 심실세동이나 무수축으로 사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얼음이나 아이스팩은 화상 악화와 저체온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선 안 됩니다.

 

화학 화상에서는 의복을 제거하고 세정제가 분말일 경우 피부를 닦은 후 인근 안전한 구역에서 연소 물질이 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많은 양의 물로 세척합니다. 물로 씻어내는 건 저체온증에 주의하면서 사고 현장에서부터 병원이송 때까지 계속하는 게 좋습니다.

 

화학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중화시키는 건 열이 추가로 발생해 조직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구조대원은 화학 물질과 접촉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장갑과 보안경 등을 착용해야 합니다.

 

전기 화상 환자인 경우 전기를 차단하고 전기 화재가 발생한 장소로부터 격리해야 합니다. 전기 충격으로 호흡 정지와 심정지가 발생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필요하면 제세동을 합니다. 이송하는 동안에는 심전도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응급처치 후 화상 정도 평가해야

현장에서의 응급처치 후 환자의 화상과 손상 정도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환자에 대한 평가는 1ㆍ2차 평가로 나뉩니다. 

 

1차 평가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2차 평가에서는 더 철저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평가합니다. 화상 환자의 초기 치료는 다른 외상 환자와 마찬가지로 기도와 호흡, 순환을 확인하고 경추 고정에 주의해야 합니다. 

 

환자의 기도를 평가하는 게 1차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며 기침, 가래, 호흡 곤란, 천명, 안면부 화상, 눈썹이나 코털이 탄 경우, 코와 구강 내의 그을음, 쉰 목소리, 목 주위 화상이 있는 경우엔 흡입 손상의 가능성이 커 기도 유지에 주의해야 합니다.

 

사례별 화상 환자 처치 방법 

다양한 물질의 연소로 인해 가열된 가스와 연기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손상이 생깁니다. 상부 기도 손상은 직접적인 열로 인해 생기고 부종이 발생해 호흡 곤란을 일으킵니다. 하부 기도 손상은 연기와 여러 유독물질(알데하이드류,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암모니아, 염소류 등)의 화학적 반응 때문에 염증 반응이 생기고 호흡 곤란을 일으킵니다.

 

초기 호흡 곤란의 분명한 징후가 없는 경우에도 모든 환자에게 100% 산소를 공급해야 합니다. 상부 기도 손상이 의심되면 부종이 계속 급격히 발생할 수 있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기관 내 삽관법은 의식 없는 환자들에겐 필수입니다. 얼굴이나 목에 화상을 입은 환자는 부종이 진행돼 기도폐쇄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관 내 삽관을 고려해야 합니다. 

 

넓은 범위의 화상을 입은 환자는 사지 부종으로 인해 혈압으로 정확하게 환자 상태를 알 수 없습니다. 수액 치료의 적합성을 보는 데는 맥박이 더 유용합니다. 화상을 입은 환자가 폭발이나 감속 사고를 당한 경우 척수 손상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한 경추 안정화를 위해 병원이송 동안 반드시 머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경추 보호대를 해야 합니다. 

 

1차 평가를 마친 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환자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시행돼야 합니다. 화상 이외의 외상에 관해선 세심한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데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이나 위험이 없는 한 환자를 이동하기 전에 2차 검사를 해야 합니다. 경추 보호대와 백보드, 부목 같은 고정 장치를 이용해야 합니다. 2차 평가에서 환자의 과거력이나 복용하는 약물, 알레르기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수액은 최대한 빨리 공급하는 게 좋으나 현장에서 정맥 내 주사를 시행하기 위해 환자 이송을 늦춰선 안 됩니다. 만약 환자 이송 시간이 60분 미만이면 정맥 내 주사는 필수가 아닙니다. 정맥 내 주사를 시행한 경우엔 14세 이상이나 성인은 500㎖/h, 6~13세는 250㎖/h, 5세 이하는 125㎖/h와 같은 속도로 주입돼야 합니다.

 

이송 후 수액 치료는 화상의 정도에 대한 평가 후 조절하게 됩니다. 초기 24시간에 투여될 수액의 총량은 화상의 범위와 체중을 요소로 하는 파크랜드 공식을 주로 이용합니다.

 

화상 상처에 대한 병원 전 치료는 기본적이고 단순합니다. 조기 냉각한 후에는 상처 부위를 청결한 붕대나 시트를 사용해 외부로부터 보호하기만 하면 됩니다. 상처를 덮는 게 고통을 줄이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현장에서 통증 조절을 위해 약물을 줄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진 않습니다. 항생제 연고도 현장에서 쓸 필요가 없으며 환자를 깨끗한 시트와 담요로 감싸서 체온 하강을 최소화하는 게 좋습니다. 

 

화상 범위를 측정하는 방법

화상 상처의 범위와 깊이를 추정하는 건 화상의 심각성이나 예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며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화상 정도(범위와 깊이)에 따라 수액 치료와 영양공급, 수술적 치료 등이 달라집니다. 화상의 범위를 측정하는 건 가장 보편적으로 ‘9의 법칙’을 사용합니다. 

 

화상의 치료결과는 기능적 또는 미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화상 환자는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하는 게 좋습니다. 또 반드시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해서 치료해야 하는 화상의 정도에 대한 기준이 있습니다. 

 

1. 9의 법칙

 

화상센터로 전원이 필요한 기준

 

1) 2도 이상의 화상이 체표면적의 10%인 경우

2) 얼굴, 손, 발, 회음부에 중요한 화상과 중요 관절 부위의 화상

3) 3도 화상

4) 흡입 손상

5) 번개를 포함한 중요 전기 손상

6) 중요 화학 손상

7) 치료에 장애가 되거나, 회복을 늦추거나 사망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저질환을 앓는 경우(당뇨, 심폐질환 등)

8) 중요한 동반 손상

9) 정서적인 지지나 장기 재활이 필요한 경우(아동학대 또는 방임 포함)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화상’

화상은 단순한 외상과 달리 장기적으로 섬세하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화상 환자의 상태에 따라 소아 화상과 성인 화상, 가벼운 화상부터 중증 화상까지, 화학약품에 의한 화학 화상이나 전기 감전에 의한 전기 화상과 같은 특수 화상 등 화상 부위에 따른 맞춤 화상 치료를 해야 합니다.

 

흉터 재활과 레이저 치료, 화상 재건 성형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게 바로 화상 환자가 반드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해야 하는 이유이자 지역별 화상센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화사랑병원 김세연 대표원장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외과학 박사를 수료하고 부산대학교병원 외과 전공의로 근무했다.

 

2009년에는 유럽 화상학회 최우수 초록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국 텍사스주 갈베스톤 슈라이너 화상센터와 일본 큐슈 나가사키 의과대학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그는 부산 사하소방서 119응급처치 의료지도 의사와 부산 하나병원 화상외과 과장을 거쳤다.

 

과거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과학 겸임 부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화사랑병원_ 김세연 : hwasarang16@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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