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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이야기- XⅦ

우주는 무엇으로 구성됐는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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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랩 김훈 | 기사입력 2023/05/19 [09:40]

불의 이야기- XⅦ

우주는 무엇으로 구성됐는가? ①

리스크랩 김훈 | 입력 : 2023/05/19 [09:40]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 하인리히 올베르스(출처 위키백과)

우주는 무한한가? 뉴튼은 우주가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우주가 유한하다면 우주 어딘가에는 우주의 무게중심이 존재하게 되고 언젠가는 한 곳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주가 무한하다면 우주의 나이도 무한해야 한다. 우주의 나이가 무한하다면 이 우주에 있는 모든 별빛은 진작 지구에 도달했어야 한다. 

 

그렇다면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이게 올베르스의 역설이다. 우리 은하에만 약 400억개의 태양과 같은 항성이 있고 전 우주에는 우리 같은 은하가 수천억개 존재한다. “그런데도 왜 밤하늘은 어두운가”라는 이 단순한 질문은 100년이 넘게 과학자들을 괴롭혔다.

 

이 문제의 실마리를 제공한 사람은 미국의 유명한 아마추어 천문가이자 추리 소설가로 알려진 에드거 앨런 포다. 그가 죽기 직전 출간한 유레카라는 산문시집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했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 별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은 따로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우주 공간 대부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천체로부터 방출된 빛이 아직 우리에게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는 100년 동안 천문학자들이 풀지 못한 문제를 이 한 문장으로 간단히 풀어냈다. 그에 의하면 우주 공간이 너무 커 별빛이 아직 지구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뜻이다.

 

우주의 나이가 무한하다면 아무리 멀리 있는 별빛이더라도 지구에 도달했어야 한다. 우주의 나이는 유한한데 공간은 무한하다? 이는 모순이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우주가 지금도 팽창하고 있어서다. 그것도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아인슈타인도 뉴튼과 같이 우주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근거해 우주를 설명하려했고 이를 우주에 적용해 봤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 중력방정식을 계산한 결과 우주는 팽창할 수도, 수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뉴튼과 마찬가지로 정적인 우주를 기대하고 우주는 영원불변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주상수를 도입해 수축도, 팽창도 하지 않는 우주를 제안했는데 이를 ‘정적 우주론’이라고 한다. 

 

​하지만 벨기에의 사제인 르메트르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해 우주 방정식의 해를 구하고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출처 위키백과)

우주팽창설을 주장한 사람은 르메트르 외에 또 있었다. 러시아의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이다. 1922년 그는 계산을 통해 시간에 따라 팽창하는 우주를 유도해냈다.

 

1927년 당시 33살이던 르메트르는 솔베이 5차 회의에 참석해 아인슈타인을 만나 우주팽창에 관한 얘기를 나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당신의 계산은 맞지만 당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의 주장을 무시해버린다. 아인슈타인뿐 아니라 당시 과학자 대부분이 그랬다. 

 

“당신의 말이 맞으려면 과거로 갈수록 우주의 크기는 작아져야 하는데 아주 오래전에는 우주가 한 점이었다가 대폭발로 인해 우주가 생겼다는 것이냐” 

 

이게 지금은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빅뱅(big bang) 이론인데 당시엔 이처럼 어이없는 계기로 시작됐다.

 

▲ 아인슈타인과 르메트르(출처 greenacademy.re.kr/archives/1580)

 

우주팽창설

그러던 1929년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다.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이 우주를 관찰하면서 은하들이 후퇴하고 있음을 관측하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표했다.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는 은하까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게 허블의 법칙이다.

 

▲ 허블의 법칙(출처 www.chemi-in.com/620)

 

허블은 망원경으로 우주의 은하들을 관찰하다가 은하들이 발하는 빛의 파장이 본래 있어야 하는 위치보다 붉은색으로 치우쳐 있는 ‘적색편이(redshift) 현상’을 발견한다.

 

이는 은하들이 지구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였다. 기차가 멀리 있을 땐 소리가 작게 들리지만 가까이 올수록 점점 커지고 멀어지면 다시 작아진다. 이 현상이 ‘도플러 효과’다.

 

이렇게 소리의 크기가 변하는 이유는 소리의 진동수가 내게서 멀어질수록 진동수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빛에 이용한 게 적색편이다. 소리와 마찬가지로 빛을 내는 천체도 관측자로부터 가까워지면 청색, 멀어지면 적색을 띠게 된다.

 

이는 빛의 진동수가 처음에는 커졌다가, 나중엔 작아지기 때문이다. 허블의 관찰로 결국 아인슈타인은 우주상수를 도입한 건 자신의 실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허블의 법칙은 우주팽창을 처음으로 주장한 르메트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8년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개정된다. 

 

​​​허블의 발표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가 팽창하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중 1963년 벨 연구소에서 일하던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에 의해 빅뱅의 증거가 되는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된다.

 

그들은 인공위성 실험을 위해 커다란 안테나를 연구하던 중 이상한 잡음을 듣게 된다. 잡음이 안테나에서 발생하는 거로 생각해 이를 없애려고 갖은 노력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 그리고 혼 안테나(출처 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1388047&memberNo=20215483)

 

안테나를 어느 방향으로 돌려도 여전히 잡음이 들렸고 결국 하늘의 모든 방향에서 이 신호가 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는 이 안테나를 만든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디키 교수에게도 알려진다. 로버트 디키는 르메트르의 우주 대폭발론을 믿고 있었고 계산 결과 우주배경복사의 파장이 1㎜라는 걸 알아냈다.

 

그는 우주가 탄생할 당시 빅뱅으로 우주 전체에 퍼진 전자파 잡음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관측은 한발 늦었다. 결국 노벨 물리학상은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에게 돌아간다.

 

▲ 2013년 플랑크 위성이 관측한 우주 배경 복사(출처 나무위키)

 

이후 많은 과학자는 현재의 우주팽창이 태초 빅뱅에 의한 급격한 팽창의 여진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공을 하늘로 향해 위로 던졌을 때 관성에 의해 계속 올라가는 현상처럼 말이다. 그렇게 던져진 공의 올라가는 속도가 중력에 의해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우주팽창도 결국엔 속도가 줄어들 거로 예상했다.

 

그러다 2011년 미국의 사울 펄무터와 호주의 브라이언 슈밋이 초신성을 관찰하다가 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다. 우주의 팽창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가속 팽창한다는 걸 말이다.

 

우주가 팽창하려면 물질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인 중력을 이겨내야 하는데 도대체 이 중력을 이겨내고 더 빠른 속도로 우주를 팽창시키는 미지의 힘은 과연 무엇일까?

 


 김훈 리스크랩 연구소장(공학박사/기술사)

* 서울과학기술대 공학박사(안전공학)

* 리스크랩(김훈위험관리연구소) 연구소장

* 현대해상 위험관리연구소 수석연구원

* 한국소방정책학회 감사

* 한국화재감식학회 정보이사

* 소방청 화재감식 자문위원

*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평가위원

*,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평가위원

* 국립재난안전연구원(NDMRI) 평가위원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평가위원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평가위원

* Crane & construction Equipment 칼럼리스트

* 소방방재신문 119 Plus Magazine 칼럼리스트

*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칼럼리스트

* 기술사(국제기술사, 기계안전기술사, 인간공학기술사)

* 미(美)공인 위험관리전문가(ARM), 미(美)공인 화재폭발조사관(CFEI)

* 안전보건전문가(OHSAS, ISO45001),* 재난관리전문가(ISO22301,기업재난관리사)


 

리스크랩_ 김훈 : firerisk@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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