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나와 있다. 이 단어는 주로 공직자라는 단어와 찰떡궁합처럼 따라다닌다. 주로 공직자의 자세를 말할 때 쓰이며 탐욕이 없고 성품과 행실이 바른 공무원을 말할 때 청렴이란 단어를 쓴다.
淸은 水 + 靑 의 합성어다. 물은 물인데 푸른 물이다. 붉은 물도, 검은 물도, 흙탕물도 아닌 푸른 물이다. 즉 너무나 맑고 깨끗해 하늘에 있는 푸르름이 물에 비춰질 정도로 맑은 물이라는 의미다.
廉은 무슨 의미일까? 广(집 엄) 집 안에 兼(겸할 겸) 모퉁이나 구석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의미로는 쉽게 무슨 의미인지 확 드러나지 않는다. 兼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兼은 원래 모퉁이나 구석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후에 모난 성격을 가진 사람에 비유되면서 ‘모나다’, ‘원만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갖게 됐다. 자 그럼 广과 兼을 다시 합쳐보자. 집안에 있는 성격이 모나고 원만하지 못한 사람. 이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는가? 아직 확실하게 어떠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그 반대의 사람에 대해 한번 상상해 보자.
‘모나다’의 반대말은 ‘부드럽다’다. 성격이 모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분명 부드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성격을 가졌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잘 타협하며 누군가와 분쟁이 벌어져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드럽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이 이 사람에게 모나거나 긁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들어줘야 하거나 남의 말에 맞장구를 잘 쳐줘야 할 것이다.
부드러운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시 모난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니 싸움도 잘 안하고 남의 말 잘 들어주는 사람이 모나고 원만하지 못한 사람보다 좋은 거 아니야? 이거 청렴이라는 의미가 무언가 잘못된 거 아니야? 그러면 청렴한 사람은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외골수에 독불장군이란 말이야? 도대체 왜 성격이 모가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를 廉에 넣은 거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도대체 왜 저런 단어(兼)를 청렴이라는 단어에 넣었다고 생각하는가?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더러운 것들을 버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버려 더 이상 그 무엇도 담기지 않아 오로지 하늘의 푸르름만 반사되는 맑은 눈을 갖고 모두가 아부하고 간신배처럼 자기 이익을 챙기며 돈과 명예, 지위를 탐할 때, 타락하고 썩어버린 그들 모두에게 단호하게 잘못됐다고 말해 세상에게 외면당한 골방 속 철인. 이것이 바로 청렴에 대한 국어사전에 담겨져 있지 않은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음성소방서 대소119안전센터 소방교 박준호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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